1. 비염이란

비염(鼻炎, rhinitis) 혹은 비카타르(鼻 catarrh)라고도 불리며 코안(비강 내)의 염증을 뜻한다. 비교적 흔한 질환인 비염은 콧물과 코막힘, 재채기등이 주요 증상으로 모르는 사람들은 가볍게 생각하기 쉽지만 당사자의 고통은 상당한 편으로 일상생활의 불편함은 물론 안면 기형이나 우울증등 육체적, 정신적 고통까지 유발할 수 있는 질환으로 쉽게 볼 수 없는 병이다. 종류에 따라서 급성과 만성 비염과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크게 나누는데, 기타 비후성 비염이나 위축성 비염, 급성 비염등도 있지만 이들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기준은 없다.

비염과 비슷한 증상을 가진 질환 중에 축농증(蓄膿證, 부비동염)이 있는데 보통 비염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축농증으로 발전한다고 알려져 있다. 둘 다 코 막힘, 콧물, 재채기 증상이 있다는 점에서 증상만으로 비염과 축농증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다만 축농증은 글자 그대로 농(膿)이 부비동에 쌓여 있는 것이다. 대개 감기가 오랫동안 낫지 않거나 알레르기성 비염이 오래되어 염증 반응이 부비동까지 파급될 때 발생한다고 본다.

한방에서는 비염을 감기와 관련된 것으로 보는데 코 막힘, 콧물, 재채기와 같은 증상을 기준으로 비염을 분류하고 있는데 급성, 만성, 알레르기성, 혈관운동성 등과 같은 세부적인 분류와 일대일로 대응되지는 않지만 증상을 발생시키는 원인에 따라 분류하고 그에 맞춘 치료를 하고 있다.

1-1. 알레르기성 비염

환절기에 특히 심해져 콧물이 미친듯이 흐르게 되며 경우에 따라 심한 사람은 24시간 휴지를 달고 살아야 할 정도.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이 주 증상이며 코, 입천장, 눈 가려움증, 눈부심, 눈물, 두통도 생길 수 있다. 오전에 증상이 심해지고 오후에는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 콧물, 재채기, 가려움증, 코막힘 중 두 가지 이상이 하루 한 시간, 이틀 연이어 나타난다. 실내에 있을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는 계절에 상관없이, 실외에서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는 가을, 봄 같은 특정 계절에 비염을 앓는다. 특정 계절에만 앓는 경우는 대부분 눈이 간지러운 증상도 겪는다. 혈액검사, 피부반응검사 등을 하면 알레르기성 비염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서양에서는 10~20%, 한국에서는 15%의 유병율을 보이고 있다.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 꽃가루, 곰팡이 등이 코점막을 자극하면 점막 속 비만세포로부터 히스타민이 분비되고 이로인해 코 안쪽에 다량의 콧물이 분비되고, 점막이 부풀어 오르며 염증이 생긴다.

  • 대기오염이나 식품첨가물의 사용 증가, 도시화 등의 환경적인 변화로 인해 유병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생명에 지장을 주거나 심각하게 건강을 해치는 치명적인 질환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치료가 좀처럼 쉽지 않고 삶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질환이라 쉽게만 볼수는 없다.

  • 유전적인 영향도 있는데, 부모 중 한 사람이 알레르기성 질환이 있을 경우 자녀도 알레르기성 질환에 걸릴 가능성은 50% 정도이며 양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확률은 약 75%로 증가한다.

1-2. 만성 비염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급성 비염의 경우 증상이 심해지는 시기가 있는 반면 만성비염으로 발전하면 1년 사시사철 증상을 보이고 평소에도 가래와 잔기침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굉장히 불편해 지게 된다. 코막힘, 콧물, 후비루(목으로 콧물이 넘어가는 증상)가 항상 있고 그나마 낮에는 증상이 완화되고 밤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부비동이나 편도 조직의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해 비염이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전신적인 영양 상태가 불량하거나 면역력이 약할 때도 만성 비염이 나타난다. 기타 알레르기성 비염의 지속,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호르몬 이상, 약물에 의해서도 유발된다. 특별한 원인이 없는데 코점막이 항상 부어 있고 염증이 있는 상태로 콧구멍을 둘로 나누는 뼈(비중격)가 휘어져 있는 비중격 만곡증 탓에 생길 수도 있는데 이때는 엑스레이, CT(컴퓨터단층촬영)로 코뼈 생김새를 확인해봐야 한다. 수년간 병을 앓았고 약물 치료가 잘 안 되면 만성 비후성 비염으로 볼 수 있다.

비중격 만곡증의 경우 수술로 회복되는 경우가 있긴 하나 일반적인 만성 비염은 완치가 매우 힘들다. 평소 실내 온도를 16~20도로, 습도를 40~50%로 유지해서 호흡이 편한 상태를 유지하는 게 도움이 되며 하루 한 번씩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면 코점막이 촉촉해지고 염증이 완화시켜 도움이 된다. 생리식염수를 일회용 주사기에 30~50㏄ 담아서 고개를 살짝 기울인 후, 한쪽 콧구멍에 넣어서 반대편 콧구멍으로 식염수가 나오게 하면 된다.

2. 증상

  • 코막힘 :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코막힘으로, 보통 좌우가 교대로 막히며 증상의 정도가 다양하다. 심할 때에는 양쪽 코가 모두 막혀 코로 숨을 쉬는 것이 힘들어지므로 입을 통해 호흡을 하게 되는데 이런 이유로 유아기 환자의 경우 아데노이드, 부정교합 등의 얼굴 변형이 올 수 있는 원인이 된다.
  • 비루(콧물) : 역시 잘 나타나는 증상이며 대개의 경우 수양성 비루(맑은 콧물)이다.세균에 감염되었을 때에는 황록색의 화농성 비루로 변하기도 한다. 만성 비염은 염증으로 인해 비점막의 신경이 노출되면서 발작성 재채기를 일으키기도 하고, 후각소실이나 후각감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밖에 호흡곤란과 두통, 치통, 가려움(코 안쪽), 목소리 변형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한방에서는 증상에 따라서 아래와 같이 구분해 다루고 있다.

  • 비구(鼻鼽) : 비구는 코가 막힘 . 차가운 기운이 침투해 비체(鼻涕, 콧물)가 계속되고 코가 소통(疏通)되지 않다가 마침내 비색(鼻塞, 코 막힘)이 되는 것.
  • 비옹(鼻齆) : 비규(鼻竅) 안이 질색(窒塞) 되어서 통기(通氣)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
  • 비분(鼻噴) : 재채기를 자주 하는 것.
  • 비취(鼻臭) : 비규(鼻竅, 코안)에서 특이한 악취가 발생하는 것.

3. 치료

아직까지 현실적으로 비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찾기는 어렵다. 일각에서는 체질이 바뀌면 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확인된 바는 없다. 비후성 비염, 비중격 만곡증등의 경우 수술적인 치료법으로 비갑개 성형술이나 비갑개 절제술, 레이저 수술, 고주파를 이용한 수술 등을 하는데 수술로써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보는 경우는 일부이기 때문에 수술 보다는 지속적인 치료를 받는것을 권하고 있다.

보통 알레르기성 및 만성 비염은 유년기에서 사춘기까지 증상이 심해졌다가 성년이 되면서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있는데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는것은 아니다. 질병, 면역력,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증상이 변화되기도 한다. 일반적인 치료법으로는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스테로이드제를 쓰지만 약을 투여할 때만 효과가 있고 다시 알레르겐에 노출되면 재발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 환자에게 원인 알레르겐을 소량부터 차츰 농도를 높여가며 투여하여 환자의 면역반응을 조절함으로써 증상을 경감시키는 면역요법 이라는 치료법이 있기는 하지만 최소 3~5년간의 긴 시간 동안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 유년기 환자는 앞서 서술한 얼굴 변형등의 증상 말고도 집중력 저하로 인한 학습능률이 매우 떨어지게 되므로 꼭 지속적인 치료를 해주는것이 좋다.

4. 비염에 좋은 생활습관

4-1. 비강 식염수 비염 코세척

비강 식염수 비염 코세척은 비강 내부의 이물질 및 염증 유발 인자들을 식염수로 세척하는 것이다.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우새 출연자인 이상민이 방송에서 이 방법을 사용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비염 치료에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지만 꾸준히 하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 주사기에 미지근한(30~35도) 식염수를 채운 다음 코 안에 뿌려주면서 코로 흡입한다.
  • 식염수를 코로 흡입한 다음(다소 따갑고 불쾌할 수 있으나 계속한다) 식염수가 목 안 식도로 흘러내리게끔 한다. 식도로 식염수가 내려간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세척된 염증 물질이 위장 안으로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사멸된다. 혹은 식염수가 구강 안으로 들어갈 때도 있는데, 이때는 억지로 삼킬 필요 없이 뱉으면 된다.
  • 보통 한쪽 코에 100~200cc 가량 주입하는데 더 많이 해도 된다.
  • 만성 비염의 경우 증상이 심한 아침에 기상 후에 하도록 하며 염증 물질이 비강 안에 많이 쌓여 있을 저녁에 한 번 더 해주면 좋다.
  • 비강 세척은 날마다 하도록 하며 적어도 3개월 이상 꾸준히 시행하면 증상의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4-2. 비염에 좋은 혈자리 지압

  • 영향혈 : 후각의 기능을 회복시켜 향기를 맡게 하는 혈
  • 위치 : 코 양쪽 끝에서 한 마디 옆
  • 자극법 : 양쪽 검지 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러준다 콧물이 날 때 수시로 자극하면 좋다.

4-3. 기타 생활습관

  •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비염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특히 겨울철 외출 시 마스크와 스카프를 착용하고 여름이나 겨울철에 실내 외 온도 차이가 크게 나지 않도록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것이 좋다.
  • 침대, 이불, 베개, 담요 등 먼지와 집 먼지 진드기가 쉽게 끼면서도 방출되기 어려운 침구들은 지퍼가 달린 커버를 사용하며 커버는 가능하면 삶아서 살균하도록 한다.
  • 담배연기나 매연,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이나 로션, 스트레스 등도 비염의 유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 개나 고양이털과 같이 동물의 분비물이 원인 항원이라면 집안 혹은 집 근처에서 동물이 머물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동물이 사라지고 나서도 6개월 정도는 집안에 동물과 관련된 항원이 잔류하여 비염이 지속될 수도 있음에 유의한다